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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지식근로자

생각하는너구리 2012. 6. 15.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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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제목을 '지식근로자의 노트'로 정했지만 정작 그 지식근로자는 어떤 사람인가를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노트에는 어떤 내용들이 적혀 있어야 하고 또 앞으로 채워나가야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지식근로자'의 모습을 그려보려고 합니다.


저는 회사에 들어오는 신입사원 또는 인턴, 학교의 후배들에게 꼭 다음과 같은 말을 해 줍니다. "회사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아무나 하는 일을 어렵게 하는 사람. 아무나 하는 일을 쉽게 잘 하는 사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잘 못하는 사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잘 하는 사람."


아무나 하는 일을 어렵게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는 회사라면 회사의 채용시스템에 구멍이 뚫렸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회사에 이런 사람이 많이 보인다면 어서 회사를 옮기라고 얘기합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단순 반복적인 쉬운 일을 남들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진행하면서 결국은 틀리기까지 합니다. 본인도 고생이지만 남도 어렵게 만듭니다.


아무나 하는 일을 쉽게 잘 하는 사람. 흔히 야무진 서무 여직원이 이런 유형일 경우가 많습니다. 일의 난이도가 높지 않지만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해 냅니다. 이런 직원들은 회사에서 양적으로 가장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직원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잘 못하는 사람. 소위 말하는 대다수의 평범한 대졸공채가 해당 됩니다. 그들이 맡은 일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회사에서는 관행에 따라 반복적으로 어설프게 처리하고 있는 일들이겠지만 실상 그 업무는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부서의 사업계획을 짠다거나 영업활성화 계획을 세우는 일, 제휴처를 발굴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일 등은 사실 제대로 하려고 하면 통계학, 경영학, 법학 등 다방면에 걸친 풍부한 지식과 실무능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저 작년대비 무조건 30% 성장이라거나 어설픈 이벤트 광고, 그저 그런 식상한 제휴모델의 추가에 그칠 뿐이죠. 하지만 이들 또한 중요한 직원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쉽게 잘 하는 친구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능력자들, 이들이야 말로 진정 능력있는 사원들입니다. 이 친구들은 매우 똑똑하고 소위 말하는 잔머리 또한 뛰어나서 상사의 마음을 읽고 A부터 Z까지 빈틈없이 업무를 처리하며 속도도 빠릅니다. 이들은 주변의 여러 팀장들로부터 똑똑하다는 칭찬을 달아놓고 듣습니다. 이들은 미래의 임원감입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도 지식근로자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지식근로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본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본인의 업무를 아무나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없다면 본인은 그 업무에서 헤어 나올 수 없습니다.그렇게 되면 본인의 업무역량은 더 이상 늘지 않고 정체됩니다. 혼자서 열 명의 일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당장은 어깨가 어쓱할 일이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본인 입장에서도 모두 마이너스 입니다.


'게으르고 똑똑한 장교'가 장군의 자격이 있다고 했습니다. 지식근로자도 게으르고 똑똑한 근로자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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